배드파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나쁜 인간이 되길 택하는 어리석은 가장의 분투 ! 어린 시절에 올려다본 아버지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강인한 의지를 가진 남자였다. 숱한 세월이 흘렀고, 이제 아버지는 종종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곤 한다. 화려했던 과거와 초라해진 현재, 그 거대한 낙차를 머릿속으로 끝없이 오르내리고 있을 테다. 그 일에 손대지 않았더라면 그때 집을 팔지 않았더라면 그때 마누라 말을 잘 들었더라면 친구에게 보증을 서주지 말았더라면 그런 부질없는 가정들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을 테다.

"배드파파"의 주인공, 중년 가장인 그에게 공감하고 이입하고 그를 걱정하며 그로 인해 다음 회를 계속 지켜보지 않을 수 없도록 그렇게 끄려고 노력했다. 또한 내 아버지처럼, 내 남편처럼, 답답하고 밉고 존경스럽고 사랑스럽게, 또한 자신처럼, 분통터지고 미안하게 그렇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가장의, 가족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동안 가슴 조리고 흐뭇하고 안도하고 연민하고 그리고 마지막엔 위안을 느끼길 그러길 바라며 이야기를 구성했다.

가장에게 직업이란 청춘의 그것처럼 ‘꿈’이 아닌, ‘생존이며 전투’다. ‘싸움’이란 제재는 가장인 주인공의 피 땀 흘리는 생고생을 보여주기에 제격이며, 또한 가장이란 무거운 테마에 짓눌려 자칫 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이야기에, 액션과 생동감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가장의 하루 하루는 힘겨운 싸움의 연속일 것이기에, 그들은 모두 파이터라고 할 수 있다. 거친 세상으로부터 어떻게든 자신의 가족만큼은 지켜내려는 파이터 말이다.